Dialogue
Introducing Poe Bidau
Y: Poe Bidau 라는 모임의 이름은 “신의 탑”에 나오는 10가문 중 책과 사고를 좋아하는 가문인 “포 비더(Poe Bidau)” 가문에서 따온 거에요.
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일하고, 도전하고 계시는 상황이니만큼, 이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무언가를 이 모임만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, 최대한 부담없이 Stateless하게 진행되는 동시에 FOMO를 주는 모임의 형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.
책을 정하는 것보다는 의미있는 “주제”를 정하고, 그 주제와 관련있어 보이는 어떤 책이나 아티클이든 상관없이 읽고,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나누면서 서로의 생각위에 생각을 쌓아 나아가는 방식이 더 의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
이렇게 하면 너무나 바빠서 한두 분이 책을 미처 읽지 못했더라도, 아주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환기하거나, 다른 분들의 나눔 위에 내 의견을 얹으면서 얻어갈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. 이렇게 준비를 좀 해보았고, 너무 발산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야기가 새지만 않는다면 최대한 모더레이팅 없이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.
첫 번째 이야기. 사고의 본질
Y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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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에 사고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고와 추론, 그리고 충돌에 대한 가치를 최근에 좀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음. 사고(Thinking)이 사고(Accident)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이 되어서 꽤 재밌었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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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라는 것을 예전에는 논리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고, 잘 짜여진 완성된 흐름을 따라가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, 이 책을 읽고 나서 사고를 확률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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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의 생각을 통해 환기된 다른 생각. 그리고 그것들의 연쇄. 이것이 사고라면, 내가 길러야 하는 사고는 어떤 하나에서 다른 하나를 환기시키는 능력, 그리고 다른 하나의 생각으로부터 지금 이 생각을 환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음.
H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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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야기를 듣다보니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의 이야기가 떠올랐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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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히만은 유대인 대형 학살의 선봉장으로 불리는 사람인데, 알고보니 이 사람은 그냥 시키는 대로 한 사람이었고, 너무 평범한 사람이라는 결과가 나왔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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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히만은 나치들이 만든 몇 가지 표면적인 언어들을 보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. 그 외의 것들을 생각하거나 연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사람은 그냥 명령을 따랐을 뿐,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이 사람이 악한 것은 아니다로 해석할 수도 있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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즉, 추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표면적인 언어를 보고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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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의 관점에서 구체에서 추상을 오가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, 아이히만의 사례에서 이 사람이 정말로 “사고한 것인가”에 대한 의문이 들었음.
M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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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론과 연상 이야기가 나와서 여기에 이야기를 얹어보자면, 2가지의 스펙트럼이 있을 것 같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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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습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상황은 추상과 구체를 계속 오가면서 반복하는 상황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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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어 코딩을 예시로 들어보면, 두 명이 같이 모니터를 보고 이야기를 하는데, 코드 한줄 한줄은 구체(concrete)인데, 이걸 가지고 “이건 왜 여기에 이렇게 쓴거야?”라고 질문하고,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추상화를 하게 된다. 이 기능 다음에는 이 기능이 붙어야 되고, 이 기능은 분리되어야 해. 이렇게 대답하는 순간 이 한줄의 구체적인 코드가 추상화가 돼서 개념으로 와닿는 것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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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라서 대화는 추상과 구체를 오가는 매우 좋은 수단이고, 이럴 때 좋은 학습이 일어난다고 생각함.
U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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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” 라는 책을 읽었는데 사고는 아니지만, 아이디어 생성 관점에서의 충돌의 중요성을 이야기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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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디어의 탄생을 생명의 탄생에 빗대어 설명하는게 되게 재밌었는데, 생명이 무기물 → 유기물 → 단세포 동물… 이렇게 거치면서 넘어왔는데, 여기서 굉장히 중요했던 게 탄소와 물이었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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탄소는 다른 많은 원소들과 결합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, 물은 이동할 수 있는 매개와 용해가능하다는 특성을 지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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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안에 탄소와 다른 것들이 용해되어 이리 충돌하고 저리 충돌하면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는데, 사고의 탄생도 이와 같다고 느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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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회도 마찬가지로 유동성이 있는 사회. 그래서 사고가 이렇게 흐를 수 있는 사회가 물의 성질을 가진 사회에 해당하는 것. 그리고 결속력 있는 탄소 원자 같은 사람들이 많은 사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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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의 사회가 탄소나 물의 성질을 모두 갖게 된다면, 새로운 사고들, 확률 게임들이 매우매우 잘 일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 같고, 이것이 펭귄 크루가 원하는 집단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음.
M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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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?
Y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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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는 컨텍스트와 앞뒤에 맥락이 주어지느냐에 따라서 내 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의 형태들이 환기되어 거쳐져서 나오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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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똑같은 질문이라도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고, 상황이 거의 유사하더라도 질문 할 때마다 대답이 달라진다고 생각함.
M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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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 사고가 아닌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?
Y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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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가 아닌 건 좀 명확하다고 생각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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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ap이라는 자료구조 처럼, 혹은 Dictionary처럼 키나 질의를 주면 그 키나 질의에 해당하는 값이 딱딱 나오는것. 이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사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 같다의 느낌이 좀 나오는 것 같아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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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를테면 나에게 1+1에 대한 답을 물어보는 것은 내 기준에서는 사고하는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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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방금 질문처럼 사고가 아닌 게 무엇인가? 라고 하는 거는 지금 이 컨텍스트가 지금 우리가 이 사고(Thinking)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런 대답이 나온 거고, 만약 교통사고 현장 앞에서 물어봤으면 완전히 다른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
YE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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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오히려 조금 반대로 방향성이 있는게 조금 더 사고에 가깝다고 생각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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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목적을 가지고 답을 찾아내려고 하는게 사고에 가깝고, 그냥 Randomness가 풍부한 어떤 개념의 흐름은 의식과 가깝다는 생각도 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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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의 본질은 좋은 답을 내리기 위해서 생각을 하는 흐름 방향성이라고 생각함
두 번째 이야기, 당신의 성취는 실력인가? 운인가?
M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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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고력 = 실력이라고 했을때, 나의 실력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고민을 최근에 하고 있어서 이를 다룬 “블러핑” 이라는 책을 읽었음. 이에 대해서 재밌는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“블랙 스완”의 나심 탈레브가 있고, “제로 투 원”의 피터 틸이 있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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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심 탈레브는 인생은 확률 게임이라서 너가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거의 대부분은 운일 거야라고 하는 스펙트럼에 있는 사람임. 정반대는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 계열의 사람이라고 생각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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둘중 어느 쪽이 맞는가 틀린가를 논하기가 사실 어려운 것이, 어떤 필드에서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함. 이를테면 치과의사와 스타트업 창업자를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, 치과의사는 사실 불확실성이 비교적으로 적은 사람임. 이 경우 경험이 쌓여서 손의 예민한 감각이 살아있으면 그것이 곧 실력이 됨. 하지만 스타트업, 특히 B2C 비즈니스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나의 성취가 온전히 실력에서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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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라서 실력을 논할 때 혹은 사고력을 논할 때 그 상황이 얼마나 불확실한가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판단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음.
Y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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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확실성이 큰 필드에서는 “좋은 옵션”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듬. 옵션을 획득하는 비용보다 이 옵션을 행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비대칭적으로 크다면, 불확실성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도구를 갖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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탈레스와 올리브 압착기의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, 좋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면,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 너무 많이 알 필요가 없고, 너무 자주 맞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임.
Referenc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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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의 탄생
•
사고의 본질
•
생각에 관한 생각
•
블러핑
•
안티프래질
•
예루살렘의 아이히만
•
제로 투 원
•
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
•
스킨 인더 게임
•
이너게임